서비스 기획이 어느 정도 굳고 개발 착수가 가까워지면 “이거 특허로 걸어둘 수 있나”라는 질문이 나옵니다. 투자 피칭 자료에 ‘특허 출원 중’ 한 줄을 넣고 싶은 팀도 많습니다. 그런데 막상 변리사를 만나면 “이건 아이디어라 어렵습니다”라는 답을 듣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가르는 기준은 비교적 분명합니다. 문제는 그 기준을 통과하는 아이디어라도 공개 시점과 출원 시점이 어긋나면 권리를 못 받는다는 점입니다. 여기에 비용이 네 번에 나뉘어 나가는 구조까지 같이 봐야 출원 시점이 정해집니다.

아이디어가 아니라 정보기술로 구현된 처리 과정이 특허가 됩니다

특허법이 보호하는 발명은 자연법칙을 이용한 기술적 사상의 창작입니다. 지식재산처가 정리한 인공지능 발명 심사기준도 성립성 요건을 “소프트웨어 정보처리가 하드웨어를 이용하여 구체적으로 실현될 것”이라고 적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서비스는 이 문장 하나로 당락이 갈립니다.

실무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중고 거래에서 사기를 줄이는 방법”은 아이디어라 대상이 아닙니다. 반면 어떤 서버가 어떤 데이터를 받아 어떤 순서로 판정하고 무엇을 되돌려주는지가 적혀 있으면, 그때부터 기술 수단이 됩니다.

특허로 지키는 것은 사업 아이디어가 아니라, 그 아이디어를 돌아가게 만든 데이터 처리 순서입니다.

영업방법만 적어 내면 대상이 아니라고 걸립니다

지식재산처의 영업방법(BM) 특허 안내는 컴퓨터나 네트워크 같은 기술적 구성요소 없이 영업방법만 청구하면 특허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못 박고 있습니다. 그래서 BM 발명은 하드웨어 같은 기술적 수단과 결합된 형태로 청구해야 합니다.

관문은 하나 더 있습니다. 같은 안내는 이미 알려진 영업방법을 통상의 컴퓨터 기술로 자동화한 것에 불과하면 진보성이 없어 등록받을 수 없다고 설명합니다. 출원 당시 기술 수준에서 통상의 수준을 넘는 기술이 들어가야 등록 가능성이 생깁니다.

오프라인에서 하던 접수·배정·정산 절차를 그대로 앱으로 옮긴 것은 이 두 번째 관문에서 걸립니다. 심사에서는 그것을 ‘통상의 자동화’로 정리합니다.

우리 서비스가 대상인지는 네 가지로 가려보세요

변리사를 만나기 전에 팀 안에서 먼저 답해볼 수 있는 질문들입니다. 네 가지가 모두 ‘그렇다’면 상담할 값어치가 있고, 두 개 이하면 지금 단계에서는 출원을 미루는 편이 낫습니다.

  • 서버와 단말이 주고받는 데이터와 그 순서를 그림 한 장으로 그릴 수 있습니다
  • 그 순서 안에 “남들은 이렇게 안 한다”고 말할 단계가 최소 하나 있습니다
  • 그 단계가 사람의 판단이 아니라 장치의 처리로 돌아갑니다
  • 경쟁사가 따라 했을 때 밖으로 드러나는 동작이 있어 침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 항목을 빠뜨리는 팀이 많습니다. 서버 안에서만 돌고 밖에서 확인할 수 없는 처리는 등록돼도 침해를 입증하기 어렵습니다. 그런 로직은 특허보다 영업비밀로 두는 쪽이 낫습니다.

관납료는 네 번에 나뉘어 나갑니다

「특허료 등의 징수규칙」 기준으로 전자문서 출원료는 건당 4만6천원입니다. 심사청구료는 건당 16만6천원에 청구항 1항마다 5만1천원이 붙습니다. 이 두 가지가 심사 결과를 받기까지 드는 관납료입니다.

등록이 결정되면 설정등록료를 냅니다. 1~3년분은 매년 1만3천원에 청구항 1항마다 1만2천원을 더한 금액이고, 특허결정 등본을 받은 날부터 3개월 안에 3년치를 한 번에 납부합니다.

4년차부터는 연차료가 매년 나갑니다. 4~6년은 3만6천원에 1항당 2만원, 7~9년은 9만원에 1항당 3만4천원, 10~12년은 21만6천원에 1항당 4만9천원, 13~25년은 32만4천원에 1항당 4만9천원입니다. 내지 않으면 권리가 소멸합니다.

청구항 수가 20년치 비용을 결정합니다

청구항 10개짜리 특허로 계산해 보겠습니다. 심사청구료는 67만6천원, 설정등록료 3년분은 39만9천원, 4~6년차 연차료는 매년 23만6천원입니다. 10년차에 들어서면 연 70만6천원으로 올라갑니다.

청구항을 20개로 늘리면 심사청구료만 118만6천원이 됩니다. 출원료는 청구항 수와 무관하지만 나머지 세 항목은 전부 가산 구조입니다. 청구항 수는 견적서의 한 줄이 아니라 20년치 유지비를 정하는 숫자입니다.

중소기업 감면을 챙기면 네 항목이 함께 줄어듭니다

지식재산처 수수료 감면제도 안내에 따르면 중소기업은 출원료·심사청구료·최초 3년분 설정등록료를 70% 감면받습니다. 앞의 청구항 10개 예에서 심사청구료 67만6천원은 20만2천8백원이 됩니다.

4년차 이후 연차등록료도 감면 대상입니다. 개인 명의 출원은 발명자와 출원인이 같아야 감면되고, 연간 건수 제한도 걸립니다. 중소기업확인서를 미리 발급받아 두면 증명서류를 따로 내지 않고 시스템에서 확인됩니다.

서비스를 먼저 공개하면 12개월짜리 시계가 돌아갑니다

베타 오픈, 데모데이 발표, 보도자료, 상세한 제품 소개는 모두 공개입니다. 공개한 뒤에 출원하면 자기가 공개한 내용 때문에 신규성이 깨집니다. 특허법 제30조의 공지예외주장이 구제 수단이지만, 기한이 공개일부터 12개월입니다.

절차도 까다롭습니다. 출원서에 공지예외를 받겠다는 취지를 적고, 증명서류를 출원일부터 30일 안에 내야 합니다. 공개 날짜와 공개 주체를 입증할 자료를 남겨두지 않으면 이 주장을 쓰지 못합니다.

더 중요한 한계가 있습니다. 공지예외는 내 공개를 없던 일로 봐줄 뿐, 내가 공개한 뒤 먼저 출원한 제3자를 막아주지는 않습니다. 먼저 공개하는 선택은 보호가 아니라 12개월짜리 유예입니다.

일반심사 14.7개월과 우선심사 2.1개월의 차이입니다

지식재산처가 2026년 2월 발표한 특허심사 처리계획을 보면 2025년 전체 평균 심사대기기간은 14.7개월, 우선심사는 2.1개월, 수출 관련 초고속심사는 1개월 내였습니다. 2026년 목표는 전체 평균 14개월입니다.

우선심사 신청료는 청구항 수와 관계없이 특허 20만원입니다. 신청 접수와 우선심사 여부 결정에 약 1개월이 걸리고, 신청 후 3~4개월 안에 심사 결과를 받습니다. 사업 개시 3년 이내 중소기업은 이 신청료도 70% 감면되며 연 10건까지입니다.

신청 사유는 자기실시 또는 실시 준비, 벤처기업·기술혁신형 중소기업 출원 등입니다. 서비스를 이미 운영하고 있다면 대개 자기실시로 걸립니다.

출원을 미루거나 하지 않는 편이 나은 경우도 있습니다

출원은 출원일부터 1년 6개월이 지나면 공개됩니다. 등록 여부와 상관없이 명세서가 공보에 실립니다. 경쟁사에 설계를 알려주고 권리는 못 받는 결과가 나올 수 있어서, 밖에서 확인되지 않는 로직은 출원 대상에서 빼는 편이 낫습니다.

방향이 아직 흔들린다면 청구범위를 비운 채 출원해 날짜만 확보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다만 출원일부터 1년 2개월 안에 청구범위를 내야 하고, 넘기면 그다음 날 출원이 취하 간주됩니다. 심사청구는 출원일부터 3년 안에만 하면 되므로 가장 큰 비용은 뒤로 미룰 수 있습니다.

‘특허 출원 중’ 한 줄만 노린 출원은 권하지 않습니다. 출원 단계에는 아직 권리가 없고, 심사에서 청구범위가 깎이면 남는 것은 유지비뿐입니다.

관련 글은 실무 가이드와 개발 노트에 모아두었습니다. 수수료와 감면 기준은 지식재산처 수수료 감면제도 안내에서 확인하시고, 개발 일정에 맞춘 출원 시점이 고민되면 Codeforest로 문의하세요.

결론: 화면 흐름이 확정되고 서버 구조가 정해진 날, 오픈 전에 출원하세요

출원 시점은 기획이 끝나는 날이 아니라 데이터 처리 순서를 문서로 설명할 수 있게 된 날입니다. 보통 상세 설계를 마치고 개발에 들어가는 시점이며, 아직 외부에 아무것도 공개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베타 오픈과 투자 피칭보다 앞서야 공지예외에 기대지 않아도 됩니다.

순서는 이렇게 잡으세요. 설계 확정 시점에 출원해 날짜를 확보하고, 사업성이 확인되면 심사청구를 하고, 경쟁 제품이 나타나거나 투자 실사가 잡히면 우선심사로 결과를 당깁니다. 청구항 수는 처음부터 줄여 잡아 20년치 유지비를 함께 설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