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립금이나 충전 포인트를 넣자는 이야기는 대개 마케팅에서 시작됩니다. 5% 더 얹어 줄 테니 미리 충전하게 하고, 그 돈으로 우리 서비스에 묶어 두자는 그림입니다. 기획서에는 한 줄이지만 견적서에서는 화면 몇 개로 끝나지 않습니다.

충전해서 쓰는 포인트는 고객 돈을 미리 받아 두는 일입니다. 2024년 9월 15일 시행된 개정 전자금융거래법은 이 영역의 문턱을 크게 낮췄습니다. 예전 기준으로는 상관없던 규모의 서비스가 지금은 금융위원회 등록 대상이 됩니다.

우리가 파는 것만 살 수 있으면 규제 대상이 아닙니다

선불전자지급수단의 핵심 요건은 발행인 외의 제3자로부터 재화나 용역을 구입하는 데 쓰이는지입니다. 우리 회사가 파는 상품만 결제할 수 있는 포인트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자사몰 적립금, 학원 수강권 충전, 구독 서비스 선결제가 대표적입니다.

이 구분은 금액과 무관합니다. 잔액이 아무리 커도 사용처가 발행사 자신뿐이면 정의 안으로 들어오지 않습니다. 반대로 잔액이 작아도 남의 가게에서 쓰이면 판단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가맹점이 두 곳만 되어도 선불전자지급수단이 됩니다

개정 전에는 업종 2개 이상, 가맹점 10개 초과라는 문턱이 있었습니다. 이 문턱 덕분에 제휴 매장 몇 곳을 붙인 포인트는 규제 밖에 있었습니다. 2024년 9월 15일부터 업종 기준은 아예 삭제됐고, 가맹점 기준은 한 곳으로 내려갔습니다.

지금은 발행사 본인 말고 다른 가맹점이 두 곳 이상이면 선불전자지급수단입니다. 같은 업종이든 아니든 상관없습니다. 이 개정으로 대부분의 모바일 상품권이 규제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판단은 네 단계를 순서대로 밟으세요

순서를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 단계에서 걸러지면 뒤 단계는 볼 필요가 없고, 개발 견적도 그만큼 줄어듭니다.

  1. 충전한 돈으로 발행사 외의 제3자 상품을 살 수 있습니까? 아니라면 여기서 끝납니다.
  2. 발행사가 아닌 가맹점이 두 곳 이상입니까? 한 곳뿐이면 대상이 아닙니다.
  3. 발행잔액 30억 원 미만이면서 연간 총발행액 500억 원 미만입니까? 둘 다 맞으면 등록이 면제됩니다.
  4. 하나라도 넘으면 선불업 등록 대상입니다. 자본금과 별도관리 요건을 검토하세요.

실무에서 막히는 곳은 대개 1번과 2번입니다. 제휴사 정산을 우리가 대신 해 주는 구조라면 이미 제3자 결제로 봐야 합니다.

30억 원과 500억 원을 둘 다 밑돌아야 면제입니다

전자금융거래법 시행령 제15조는 등록 면제 기준을 발행잔액 30억 원, 연간 총발행액 500억 원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둘 중 하나만 밑돌면 되는 것이 아니라 둘 다 밑돌아야 합니다. 선불수단을 여러 종류 발행하면 금액을 합산해서 봅니다.

발행잔액은 특정 시점의 숫자가 아닙니다. 직전 사업연도 1분기부터 등록신청일 직전 분기까지 각 분기말 미상환 발행잔액의 단순평균으로 계산합니다. 분기말마다 잔액을 남겨 두지 않으면 이 계산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분기말 미상환잔액 스냅샷은 규제 판단의 입력값입니다. 나중에 소급해서 만들 수 없으니 서비스 시작일부터 쌓아 두세요.

등록 대상이 되면 자본금 20억 원이 먼저 걸립니다

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 및 관리업의 등록 자본금은 20억 원입니다. 등록 이후에는 선불충전금 전액을 은행 등을 통해 신탁하거나 예치하거나 지급보증보험에 들어야 합니다. 시행령이 별도관리 비율을 100분의 100으로 정해 뒀습니다.

별도관리한 돈은 국채·지방채 매수나 은행·우체국 예치처럼 정해진 방법으로만 굴릴 수 있습니다. 충전금을 운영자금으로 돌려쓰는 사업 모델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시행 반년 뒤인 2025년 3월에 16개사가 새로 등록해 등록 선불업자는 105개사가 됐습니다.

면제 대상이어도 충전금은 회삿돈과 섞지 마세요

등록이 면제되면 별도관리 의무도 법적으로는 따라오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충전금을 매출로 잡아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회계상 선수금이고, 고객이 환불을 요구하면 돌려줘야 할 부채입니다.

개발 관점에서는 충전 잔액을 별도 계정으로 관리하고, 매출 인식 시점을 충전할 때가 아니라 사용할 때로 잡아야 합니다. 이 구조를 나중에 바꾸려면 과거 거래를 전부 다시 계산해야 합니다. 규모가 커져 등록 대상이 됐을 때 가장 오래 걸리는 작업이 여기입니다.

유효기간과 환불 비율은 코드가 아니라 설정값으로 두세요

공정거래위원회 신유형 상품권 표준약관 제7조는 금액형 상품권을 60% 이상 써야 잔액을 환불하도록 하고, 1만 원 이하는 80%를 기준으로 둡니다. 유효기간 만료 7일 전부터 세 번 이상 알려야 한다는 조항도 있어 알림 발송 기능이 따라붙습니다.

이 숫자들은 계속 움직입니다. 2025년 9월 16일 개정으로 유효기간이 지난 뒤 환불 비율이 5만 원 초과 95%, 5만 원 이하 90%로 올랐고, 현금 대신 포인트로 받으면 100% 돌려받습니다. 소멸시효 5년 안에는 이 환불을 해 줘야 합니다.

전자금융거래법 제19조도 2026년 12월 17일부터 가맹점을 이용자에게 불리하게 축소하는 경우 잔액 전부를 환급하도록 바뀝니다. 비율과 기간을 소스코드에 상수로 박아 두면 약관이 바뀔 때마다 배포를 해야 합니다.

미상환잔액은 분기말 스냅샷이 있어야 계산됩니다

미상환잔액은 고객이 충전했지만 아직 쓰지 않은 돈의 합계입니다. 등록 대상 판단, 별도관리 금액 산정, 재무제표의 선수금이 모두 이 숫자 하나에서 나옵니다.

현재 잔액만 들고 있으면 작년 2분기 말 잔액이 얼마였냐는 질문에 답할 수 없습니다. 분기말 기준 잔액을 자동으로 기록하는 배치 작업 하나가 견적에 들어가야 합니다. 선불업자가 되면 별도관리 방법과 관리기관 명칭을 홈페이지에 게시할 의무도 생깁니다.

정산 로그는 나중에 만들 수 없습니다

잔액 필드 하나를 더하고 빼는 방식은 처음에는 빠르지만 오래 못 갑니다. 고객이 3천 원이 왜 없어졌냐고 물었을 때 답할 근거가 없기 때문입니다.

충전·사용·취소·환불·소멸을 각각 한 줄씩 남기고, 잔액은 그 로그의 합계로 계산하세요. 사유 코드, 처리 주체, 원거래 식별자를 함께 남겨야 가맹점 정산과 대사가 가능합니다. 이 로그가 없으면 감사 대응도, 고객 분쟁 대응도 사람이 손으로 해야 합니다.

이 네 단계로 끝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결제 자체를 우리가 대행하면 선불업이 아니라 전자지급결제대행 규제가 따로 붙습니다. 2025년 12월 16일 공포된 개정법은 대행업자가 보유한 정산자금 전액을 외부관리하도록 했고, 2026년 12월 17일 시행 시점 60%에서 1년 뒤 80%, 2년 뒤 100%로 단계 적용됩니다.

게임 아이템, 무상으로만 지급되는 적립금, 지류 상품권은 각각 다른 법이 겹칩니다. 구조가 조금이라도 애매하면 개발 착수 전에 금융위원회 유권해석을 받는 편이 안전합니다.

관련 내용은 실무 가이드개발 노트에 이어서 정리하고 있습니다. 원문은 금융위원회 보도자료에서 확인하실 수 있고, 구조 설계가 필요하시면 Codeforest로 문의해 주세요.

결론: 금액이 아니라 사용처부터 확인하세요

충전 포인트가 금융 규제를 타는지는 금액이 아니라 사용처에서 갈립니다. 우리 상품만 살 수 있으면 대상이 아니고, 제3자 가맹점이 두 곳 이상이면 대상입니다. 그다음에 발행잔액 30억 원과 연간 총발행액 500억 원을 보면 됩니다.

등록 대상이 아니어도 개발 항목은 그대로 남습니다. 충전금 계정 분리, 유효기간과 환불 정책의 설정값화, 분기말 미상환잔액 스냅샷, 건별 정산 로그 네 가지는 규제와 무관하게 견적에 넣으세요. 나중에 붙이려 하면 이미 지나간 데이터를 만들어 낼 방법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