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처에서 온 종이 거래명세서와 직원들이 모아 온 영수증이 매달 상자로 쌓입니다. 경리 담당자는 그걸 한 장씩 넘기며 날짜와 상호, 공급가액을 회계 프로그램에 옮겨 칩니다. 월말이면 이 작업만 며칠씩 걸립니다.

OCR을 붙이면 이 일이 없어진다고들 합니다. 그런데 기계가 읽은 결과는 사람이 다시 눈으로 확인해야 넘길 수 있습니다. 그러면 사람 손은 실제로 얼마나 줄어드는지, 장당 요금과 검수 시간을 같은 식에 넣어 계산해 보겠습니다.

장당 요금만 보면 이미 사람보다 쌉니다

구글 Document AI의 Enterprise Document OCR은 월 500만 장까지 1,000장당 1.5달러입니다. 500만 장을 넘으면 1,000장당 0.6달러로 내려갑니다. 아마존 Textract의 기본 텍스트 추출도 100만 장까지 장당 0.0015달러로 같은 수준입니다.

환율을 1달러 1,400원으로 넉넉하게 잡아도 장당 2.1원입니다. 사람이 영수증 한 장을 손으로 치는 비용은 뒤에서 계산하겠지만 수백 원 단위입니다. 단가만 비교하면 첫 장부터 OCR이 백 배 넘게 쌉니다. 월 몇 장부터 싸지는지를 요금표에서 찾으면 답이 안 나오는 이유입니다.

글자만 뽑을 때와 표로 뽑을 때는 요금이 스무 배 차이납니다

거래명세서에서 필요한 것은 글자 뭉치가 아닙니다. 어디가 상호이고 어디가 품목이며 공급가액이 어느 칸인지 구분된 데이터여야 회계 프로그램에 밀어 넣을 수 있습니다.

구글에서 그 일을 하는 처리기는 Form Parser와 Custom Extractor입니다. 둘 다 월 100만 장까지 1,000장당 30달러, 그 위로는 20달러입니다. 1.5달러짜리 기본 OCR의 스무 배입니다.

아마존은 영수증과 청구서 전용인 Analyze Expense를 장당 0.01달러에 팝니다. 같은 환율로 14원입니다. 어느 쪽을 쓰든 실제 단가는 장당 14원에서 42원 사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사람 쪽 원가는 최저임금이 아니라 실효 시급으로 잡으세요

2026년 최저임금은 시간급 10,320원입니다. 고용노동부 고시 기준 월 환산액은 209시간에 2,156,880원입니다. 그런데 이 209시간에는 주휴시간 35시간이 들어 있습니다.

실제로 일하는 시간은 주 40시간 기준 월 174시간입니다. 2,156,880원을 174시간으로 나누면 실근로 한 시간당 12,396원이 나옵니다. 초로 환산하면 3.4원, 분으로는 207원입니다.

여기에 4대보험 사업주 부담분이 더 붙지만 보수적으로 잡으려고 뺐습니다. 아래 숫자는 전부 시급 12,400원 기준입니다.

손익분기점을 정하는 것은 API 요금이 아니라 구축비입니다

운영비만 놓고 보면 OCR은 첫 장부터 이깁니다. 그런데 OCR을 붙이려면 그 전에 목돈이 들어갑니다.

스캐너나 스캔 앱, 서류 분류 규칙, 회계 프로그램으로 넘기는 연동, 그리고 검수 화면입니다. 이 초기 비용을 몇 개월 안에 회수할 것이냐가 진짜 손익분기 식입니다.

월 손익분기 장수 = 구축비 ÷ (장당 절감액 × 회수 개월 수)

검수 비율이 절감액의 대부분을 결정합니다

OCR 결과를 전부 믿고 넘길 수는 없습니다. 문제는 어느 장이 틀렸는지 미리 알 수 없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아무 장치 없이 도입하면 검수 비율은 자동으로 100%가 됩니다.

이걸 줄이는 방법은 신뢰도 점수입니다. Document AI와 Textract는 뽑아낸 항목마다 얼마나 확신하는지를 점수로 함께 돌려줍니다. 점수가 기준 아래인 건만 사람에게 보내고 나머지는 통과시키는 구조입니다.

임계값을 올리면 사람이 볼 장수가 늘고 놓치는 오류는 줄어듭니다. 검수 비율은 오류율이 아니라 이 임계값이 만드는 숫자입니다. 실무에서 돌릴 수 있는 손잡이는 사실상 이것 하나입니다.

전량 검수해도 사람 손은 절반 넘게 줄어듭니다

영수증 한 장을 보고 치는 데 90초, OCR 결과를 화면에서 대조만 하는 데 25초가 걸린다고 잡아 보겠습니다. 이 두 값은 업체마다 다르니 직접 재셔야 하는 숫자입니다.

시급 12,400원이면 손입력은 장당 310원입니다. OCR 경로는 API 42원에 검수 시간이 붙어, 전부 다시 보더라도 42원에 86원, 합쳐 128원입니다.

전량 검수 조건에서도 장당 182원, 59%가 줄어듭니다. 타이핑보다 대조가 빠르기 때문입니다. 신뢰도 기준으로 30%만 골라 검수하면 68원까지 내려가 78% 절감이 됩니다.

검수 화면은 직접 만들어야 합니다

구글이 제공하던 사람 검수 기능인 Human-in-the-Loop는 공식 문서 기준 2024년 1월 16일 자로 지원이 종료됐습니다. 같은 역할의 대체 기능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원본 이미지와 인식 결과를 나란히 띄우고 틀린 칸만 고쳐 저장하는 화면을 직접 만들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 화면의 완성도가 앞에서 잡은 25초를 좌우합니다.

화면이 불편하면 검수 시간이 손입력 시간에 가까워지고 절감액은 그만큼 사라집니다. 구축비에서 가장 아끼면 안 되는 항목이 여기입니다.

월 몇 장부터인지 숫자로 끊으면 이렇습니다

장당 절감액을 앞에서 계산한 200원으로 잡고 구축비를 12개월 안에 회수한다는 조건을 걸어 보겠습니다. 그러면 구축비 규모마다 기준선이 이렇게 나옵니다.

구축비손익분기 장수
100만원 (기성 서비스 설정만)월 417장
300만원 (검수 화면 + 간단 연동)월 1,250장
1,000만원 (ERP 연동 포함)월 4,167장

정리하면 월 1,000장에서 1,500장 사이가 일반적인 갈림길입니다. 구축비를 300만원 안쪽에서 끝내면 그보다 적어도 답이 나옵니다.

이럴 때는 OCR을 넣지 마세요

  • 월 처리량이 300장을 밑도는 경우입니다. 구축비를 회수하기 전에 담당자가 바뀝니다.
  • 감열지 영수증이 흐리거나 접힌 비율이 높은 경우입니다. 검수 비율이 100%로 돌아옵니다.
  • 거래처가 몇 곳뿐이고 서식이 고정인 경우입니다. 엑셀 양식을 받는 편이 훨씬 빠릅니다.
  • 전자세금계산서와 카드 매입분이 대부분인 경우입니다. 홈택스에서 전자로 받으면 됩니다.

한 가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국내 거래명세서 서식과 한글을 이 처리기들이 몇 퍼센트나 맞히는지는 공급사가 공개한 수치가 없습니다. 그래서 계약 전에 실제 서류 200장으로 파일럿을 돌려 검수 비율을 직접 재셔야 합니다.

요금은 자주 바뀌니 구글 Document AI 요금표아마존 Textract 요금표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비슷한 사례는 업무 자동화에 모아 두었고, 도입 검토는 Codeforest에서 도와드립니다.

결론: 장당 절감액과 구축비, 두 숫자만 재세요

API 요금은 이 계산에서 거의 변수가 아닙니다. 장당 14원에서 42원은 인건비 310원 앞에서 반올림 오차에 가깝습니다. 실제로 돈이 갈리는 곳은 검수에 몇 초를 쓰느냐이고, 그 시간은 신뢰도 임계값과 검수 화면이 정합니다.

사람 손이 얼마나 줄어드는가에 대한 답은 이렇습니다. 전량 검수 기준으로 약 59%, 신뢰도 필터로 30%만 골라 보면 약 78%입니다. 구축비 300만원을 1년에 회수하는 조건이면 월 1,250장이 손익분기점이고, 월 300장 밑이면 사람이 치는 게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