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나 견적서를 시스템에서 자동으로 뽑아 달라는 요청은 거의 매번 같은 문장으로 들어옵니다. "담당자가 버튼을 누르면 한글 파일로 저장되게 해 주세요"입니다. 발주하는 쪽에서는 화면 하나와 버튼 하나로 보입니다.
개발하는 쪽에서 견적을 내 보면 사정이 다릅니다. 서버에 한글을 설치하고 자동화 코드를 붙이면 끝날 일처럼 보이지만, 라이선스 문구와 서버 자동화라는 두 지점에서 막힙니다. 이 두 가지가 비용과 납품 일정에 바로 걸립니다.
무료라는 말은 개인 비상업적 이용에만 붙습니다
한컴디벨로퍼의 한글 오토메이션 개발 가이드에는 "한글 오토메이션은 개인이 비상업적인 목적으로 이용하는 경우에 한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예제 코드가 공개되어 있고 한글이 깔린 PC에서 바로 돌아가기 때문에 무료 도구로 오해하기 쉽습니다.
같은 문서는 상업적으로 판매되는 솔루션이나 응용 프로그램 개발에 이용하려면 한컴의 승인을 통해 별도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한다고 명시합니다. 사내에서 혼자 돌리던 스크립트를 고객에게 납품하는 순간 조건이 바뀝니다. 코드는 그대로인데 라이선스 상태만 달라집니다.
상업용 비용은 가격표가 아니라 문의로 시작합니다
한컴디벨로퍼 포럼에는 개인사업자가 한글 문서 자동 생성 서비스를 만들려는데 라이선스가 필수인지, 비용은 얼마인지 물은 글이 있습니다. 한컴 측 답변은 구현 방식과 플랫폼에 맞는 솔루션이나 SDK를 고르면 될 것 같다는 안내와 함께, 자세한 제품 문의는 hancom.com으로 요청하라는 내용이었습니다.
한글 SDK 제품 페이지에도 가격은 없습니다. 구매 절차 안내와 고객지원 연락처만 있습니다. HWP 자동 생성에서 가장 먼저 발생하는 비용은 개발비가 아니라, 금액을 확인하는 데 걸리는 시간입니다.
고정가로 묶는 프로젝트에 금액이 공개되지 않은 구성요소를 넣는 것은 그 자체가 손실 위험입니다. 제안서를 쓰기 전에 문의를 넣으세요.
서버에 한글을 깔아도 자동화는 데스크톱을 가정합니다
한글 오토메이션은 설치된 한글 프로그램을 외부에서 조종하는 방식입니다. 개발 가이드에도 로컬 파일에 접근하거나 저장하려고 하면 보안 승인 메시지가 나타난다고 적혀 있습니다. 이를 없애려면 레지스트리에 보안 모듈을 등록하고 코드에서 RegisterModule을 호출해야 합니다.
문제는 사람이 앉아 있지 않은 서버입니다. 승인 창이 한 번 뜨면 누를 사람이 없고, 그 요청은 끝나지 않습니다. 야간 배치에서 이런 일이 생기면 다음 날 아침에야 발견됩니다.
같은 구조의 오피스 자동화를 마이크로소프트는 서버에서 지원하지 않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공식 문서에서 "Microsoft does not recommend or support server-side Automation of Office"라고 못 박았습니다. 이유를 사용자 ID, 데스크톱 상호작용, 재진입성과 확장성, 안정성, 보안 다섯 가지로 나눠 설명합니다. 특히 비대화형 데스크톱에서는 모달 대화상자를 닫을 수 없어 그 스레드가 무한히 멈춘다고 적어 두었습니다.
한컴이 같은 내용의 공식 지침을 낸 것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한글 오토메이션도 데스크톱 편집기를 띄워 조종하는 같은 구조이므로, 위 다섯 가지 중 어느 것도 비껴가지 않습니다. 동시 요청이 몇 건만 겹쳐도 문서 한 장이 몇 분씩 밀립니다.
라이선스는 서버 대수가 아니라 요청하는 사람 수로 셉니다
마이크로소프트 문서는 라이선스 관점도 같이 적어 두었습니다. 클라이언트들이 각자 정품 오피스를 보유하지 않았다면, 서버에서 오피스로 클라이언트 요청을 처리하는 것은 라이선스 지침상 허용되지 않는다는 내용입니다.
한컴 쪽도 결이 같습니다. 한컴 고객지원 FAQ는 무료와 개인용 요금제는 영리 목적으로 쓸 수 없고, 단체는 기업용 요금제를 이용해야 한다고 안내합니다. 한글 한 카피를 사서 서버에 깔고 전 직원이 문서를 뽑는 구성은 비용 계산부터 틀린 것입니다.
한컴 SDK로 가면 한글 설치는 빠지지만 미정 항목이 남습니다
한컴은 한글 SDK를 별도 제품으로 팝니다. 제품 페이지 설명으로는 한글 프로그램 설치 없이 hwp와 hwpx 파일, 약 1,000여 개의 한글 기능을 다루는 개발 라이브러리입니다. HWPX 문서 생성, HTML과 PDF 등으로의 변환, 표와 이미지 편집, 문서 비교와 병합, 개인정보 암호화를 지원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편집기를 띄우지 않으니 앞에서 본 대화상자와 재진입성 문제는 대부분 사라집니다. 대신 가격이 공개되지 않아 예산표에 미정 항목이 하나 남습니다. 납품 안정성을 돈으로 사는 선택이고, 그 돈의 크기를 계약 전에 알아야 합니다.
HWPX는 국가표준이라 서버에서 직접 만들 수 있습니다
HWPX는 국가표준 KS X 6101인 OWPML을 따르는 개방형 문서 포맷입니다. 실체는 ZIP 압축 파일이고, 안에 mimetype과 Contents, BinData, META-INF 같은 XML과 폴더가 들어 있습니다. 이 표준은 2011년 12월 30일 한국산업표준으로 제정되었습니다.
포맷이 공개되어 있으니 한글도 SDK도 없이 서버에서 문서를 만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Apache-2.0 라이선스로 공개된 python-hwpx는 한컴오피스 없이 HWPX를 읽고 고치고 생성하며, 2026년 10월 1일에 6.7.0 버전이 올라와 있습니다. 라이선스 비용은 0원이고 윈도와 리눅스를 가리지 않습니다.
2026년 공공 문서의 기본은 이미 HWP가 아닙니다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는 2026년 4월 24일 공공 문서의 hwp 첨부를 제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중앙부처 온나라시스템은 2022년부터 hwpx 사용이 이미 의무화되어 있었고, 지난 5월 18일부터 지방정부 온나라시스템까지 확대되었습니다.
공직자통합메일은 5월부터 hwpx 권장 안내를 시작해 약 5개월 유예를 거쳐 이번 10월부터 hwp 첨부를 제한합니다. 공무원이 쓰는 온메일도 10월까지 개방형 전환을 추진합니다. 관공서에 내는 문서니까 hwp여야 한다는 전제는 2026년 기준으로 틀렸습니다.
요구사항에서 포맷을 hwp에서 hwpx로 한 줄만 바꾸면 라이선스 협의와 서버 자동화 위험이 함께 빠집니다. 이 질문을 발주처에 먼저 하세요.
PDF로 끝낼 수 있는지는 받는 쪽이 정합니다
문서를 받는 쪽이 읽고 서명만 한다면 PDF가 가장 싸고 가장 안정적입니다. 반대로 받아서 내용을 고쳐 되돌려 준다고 하면 PDF는 바로 탈락합니다. 포맷 결정은 기술이 아니라 이 한 문장에서 갈립니다.
변환 경로는 한계를 알고 써야 합니다. 리브레오피스용 필터인 H2Orestart는 GPL-3.0으로 공개되어 HWP v5와 HWPX를 읽어 들이지만, 가져오기 전용 필터라 한글 파일로 내보내지는 못합니다. 읽어서 PDF로 바꾸는 쪽은 되고, 한글 파일을 만들어 내는 쪽은 안 됩니다.
이럴 때는 HWPX 직접 생성이 맞지 않습니다
오픈소스로 HWPX를 만드는 방식에도 못 하는 일이 있습니다. python-hwpx 문서는 암호가 걸린 HWPX와 배포용 HWP를 지원하지 않고, 도형 그룹과 효과 같은 고급 그리기 개체도 미지원이라고 밝힙니다. 패키지 개발 상태도 알파로 표시되어 API가 바뀔 수 있습니다.
아래 조건이 하나라도 걸리면 한컴 SDK 견적을 받거나 서식을 hwpx로 다시 받는 쪽이 빠릅니다.
- 암호 설정이나 배포용 문서처럼 편집 제한이 필요한 산출물입니다
- 도장 이미지와 도형이 겹쳐 있는 기존 hwp 서식을 그대로 써야 합니다
- 한글에서 열었을 때 줄 바꿈 위치까지 원본과 같아야 하는 인쇄물입니다
- 발주처가 포맷을 hwp로 못 박았고 협의할 여지가 없습니다
비슷한 결정 사례는 개발 노트와 실무 가이드에 모아 두었습니다. 라이선스 문구는 한컴디벨로퍼 한글 오토메이션 가이드에서 직접 확인하시고, 문서 자동화 구축 상담은 Codeforest로 보내 주세요.
결론: HWP여야 하는 이유를 먼저 확인하세요
HWP로 포맷을 정하면 추가로 드는 돈은 두 가지입니다. 한컴 승인을 거친 상업용 라이선스 비용과, 그 금액을 확인하고 협의하는 데 드는 시간입니다. 둘 다 공개 가격표가 없어서 견적서에 숫자로 적을 수 없습니다.
위험은 더 분명합니다. 데스크톱 편집기를 서버에서 조종하는 구조는 대화상자 하나로 멈추고, 동시 요청에 약하며, 라이선스도 사용자 수로 셉니다. HWPX 직접 생성은 공개된 표준을 쓰기 때문에 이 세 가지가 모두 빠집니다. 공공 문서가 이미 hwpx로 넘어간 2026년에는 이 선택이 훨씬 쉬워졌습니다.